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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쉬웠던 산청 사냥 다시 나와서 국포 님의 꿩 창고라는 곳을 털어 보았으나 구경을 못해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 곳은 아주 꿩이 잘 붙게 생긴 곳 같았다. 산 입구에만 집이 여러 채가 있는데 산 쪽으로 쭉~ 올라가 보니 포란형으로 높은 산이 둘러 쌓여 있고 그 둘러 쌓인 산 아래 계단 논이 깔려 있다. 좀 위에 오른 쪽에는 묵은 밭이 계단으로 펼쳐 저 있는 것이 그야말로 멋진 엽장이었다. 묵밭을 들어서자마자 우리 "폴"이 포인하는 소리가 들렸다. 즉시 따라 붙었는데 얼마나 빨리 기는지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었다. 다행히 윗 쪽에서 추포 님이 내려오니 쫓긴 듯, 별안간 내 15m 앞에서 나는데 앞 언덕을 급히 넘어가려 한다. 급히 총을 들어 한방을 갈겼으나 헛 탕이다. 투덜대며 내려오는데, "꺼겅껑껑!!!" 급히 소리를 지르며 산 능선을 타면서 대나무숲 위로 나는 선달을 향해 꽤 멀지만 재빨리 쏘니 정통으로 맞았다. 그러나 빽빽한 대나무 속에다 밑에는 억센 가시 덤불이라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선배가 떨어트린 꿩을 찾아 드린다고 추포 님도 가세(加勢)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대나무와 억센 가시나무가 뒤엉켜 다니기가 무척 힘든데도 같이 찾으려고 애쓰는 추포 님을 보니 배려하는 마음씨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게임을 회수하지 못하면 안 쏘느니만 못하다!"는 말을 실감하며 속으로 언짢아 했지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아내와 김성주 님은 벅찬지 차로 돌아가고 추포 님과 함께 논을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갔다. 어~쭈? 우리 "폴"이 풀도 성기지 않은 작은 논둑 끝에다 포인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바로 직전 추포 님의 '폴(Fall)'이 그냥 지나쳤다는 것이다. 백전노장인 '폴'이 그냥 갔는데 네가 무슨? 하고 생각하며 발로 풀을 탁! 찼다. "화닥닥!" "꽈드등!!! 꺼껑!!!" 예상치 않던 터라 재빨리 총을 들어, "탕!". 어? 아래 논으로 떨어지는데 선불이다. 우리 '폴'이 쫓아갔으니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그냥 온다. 어~라! 다시 성급하게 여기 저기 라운딩을 하는 것을 보니 틀렸다. 그런데 추포 님의 '폴'이 도랑으로 왔다갔다 하더니 빽빽한 나무더미에다 코를 대고 킁킁 거린다. 너무 비좁아 들어가지 못하고 쩔쩔 매는 것 같았다. 추포 님이 내려가더니, "여기 꿇어 있네요!". 총에 맞아 떨어진 곳에서 가까운 거리인데 우리 '폴'은 너무 급해서 엉뚱한 곳만 헤매고만 꼴이 되었다. 아마도 도랑 물위로 기어 도망을 가 못 찾은 것 같다. 이러니 이게 땡포 박이 잡은 것인가? 추포 님 개가 잡은 거지! 천천히 계곡 위로 더듬어 올라가는데, "꽈드등!!!". 땡포 박이 천천히 보내 놓고, "꽝!!!". 앗! 실수! 이럴 수가? 이때 추포 님도, "땅!". 헛방이다. 이 땡포 박이 천천히 쏘는 것을 보고 "젠 죽었다!"고 생각하다가 그냥 나가니까 뒤늦게 허겁지겁 쏘니 아무리 명포수인들 맞힐 수가 있나? 차로 돌아가니 뒷 산으로 넘어간 강호님이 돌아오는데 또 안테나가 걸려 있다. "어! 또 잡으셨네! 축하해요!" "산을 넘어가니까 미리 떼꿩이 막 나가잖아요? 며칠 후 다시 한 번 오면 그 땐 재미 좀 볼 것 같은 데...." 이제 마감을 할 시간이다. 오늘 강호 님도 처음 만났고 또 앞으로 한동안은 우리가 서로 만나기도 쉽지 않을 터이니 저녁이나 같이 들자고 권했다. 그러나 빨리 돌아가서 급한 볼일을 봐야 한다면서 극구 사양을 하는 것이다. 기념 촬영이나 하고 이별하잔다. 너무도 아쉬웠다. 아! 그런데 또 오늘 잡은 꿩으로 꿩 샤브샤브를 만들어 회식을 하라고 다 내놓는 것이다. 정말로 나, 땡포 박은 할 말을 잃었다. 지난번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었는데 젊은 후배들에게 너무 신세를 지는 것 같아 쑥스러웠다. 아니, 부끄러웠다. 고맙소! 추포 님! 그리고 강호 님! 이 땡포 박은 그대들을 항상 잊지 않을 것이요! 계속 열도 나고 기침이 심하면서도 거센 맞 바람과 싸워 가며 2박 3일 강행군을 했다. 그 때문인지 사흘동안 쏘는 쪽쪽 선불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금년엔 어찌 된 영문인지 '폴'이 선불 꿩 처리가 작년만큼 하지 못해 실망이 컸다. 작년 말 '폴'의 활약을 무척 자랑을 했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이번에 너무 선불을 많이 시켜서 그랬을까? 개를 여러 마리를 같이 끌어서일까? 도대체 모를 일이었다. 이튿날 겨우 선달 한 마리, 마지막 날도 선달 한 마리 회수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러나 너무도 아쉽고 미안한 것은 김성주 님께서 한 발도 쏴 보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김성주 님의 개가 어려 우리 '폴'을 따라 다녔다 해도 한 마리도 발 앞에서, 아니 그 근처에서도 나간 꿩이 없다니 정말로 요상했다. 김성주 님은 마지막 날에는 꼭 꿩을 만나기 위해 이 땡포 박보다도 더 높은 산을 타면서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말이다. 김성주 님은 "이번 엽행(獵行)은 꿩을 못 잡을 팔자"하고 웃었지만 땡포 박은 너무도 송구스러웠다. 오히려 김성주 님은 "심한 독감에 저 땡포 박이 쓰러지는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을 많이 했단다.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도 계속 버티는 것을 보고 "땡포 박 체력은 끝내준다"는 칭찬까지 했다. 큰 꿈을 안고 가서 아내 정포와 둘이서 사흘 사냥 동안 잡은 것이 겨우 선달 네 마리가 고작이라니 이게 무슨 망신스러운 일인가? 또 김성주 님은 사흘 사냥에 한 발도 쏴 보지 못했으니 얼마나 아쉬운 사냥이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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