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메인  |  로그인
61. 가슴 따뜻한 땡포 박 부부 사냥 이야기 : "여보! 정포수! 내일 또 사냥하러 갈까?" 분류없음2021-02-16 09:53:07

너무도 악몽(惡夢) 같았던 하루 -- 200712(맑음)

 

신정 차례를 지내고 다음 날 2일에 아내 정포와 동생 박 원장과 함께 사냥을 나섰다.

항상 수요일은 옥천포 김남용님과 공렵(共獵) 약속이 있기 때문에 740분 옥천관광호텔에서 만나 지난주 장끼를 잡은 추소리로 갔으나 헛 탕.

그 동안 눈도 많이 오고 추워서인지 한 마리도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추소리 앞 강가에 낡은 보트 한 척이 보였다.

옥천포는 자기 고향이라 주인의 허락을 받고 배를 띄우려고 보니 다 떨어진 노가 그것도 한 쪽 밖에 없었다.

그러나 강폭이 40m도 안 돼 보였고, 싫다는 이 땡포 박과 동생을 꿩이 득실거린다고 설득, 태우고 건너가는데 강물이 살짝 얼은 데다가 노가 하나라서 매우 힘들었다.

얼음을 깨랴, 앞으로 나아가랴 정신이 없다. 더군다나 강 한 복판에서 그 노 한 개마저 반으로 부러졌다.

할수없이 노를 저을 때 앉는 나무토막도 동원되어 열심히,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고생 끝에 겨우 섬에 접안하는데 무려 40분이나 걸렸다. (아내 정포는 배 타는 게 무섭다고 차에 있었다.)

, 땡포 박은 산 능선을, 중간엔 옥천포, 맨 아래는 동생이 맡아서 나아가는데 능선에서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더욱이 가시나무와 칡넝쿨이 서로 얽혀 있어 앞으로 나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고생 끝에 산을 넘어 강가를 뒤지는 데도 헛수고일 뿐이었다.

다시 돌아와서 처음 올라갔던 그 산자락 맨 아래 덤불을 올려다보며 밭으로 나가는데 어? ‘이 높은 밭둑 위에서 덤불을 내려다보고 포인을 하고 있었다.

이런? 이럴 때 정포가 있어야 되는데, 정포의 도움을 받아야 내가 마음먹은 데로 날릴 수가 있는데 답답했다. 돌아서 뚝으로 올라가자니 한참을 돌아야 하고 또 돌다가 날면 놓칠 것 같아 그냥 "들어가!"하고 명령을 내렸다.

안 들어간다. 아주 가까이 있는 모양이다. 돌을 들어 집어 던졌다. 그래도 안 들어간다.

다시 돌을 집으려는데, "꽈드등!!!" ~라 뒤로 빠진다. "!". 이런? 놓쳤다.

다시 이 한 바퀴 돌더니 조금 옆에다 또 포인!

"! 아까 그 꿩이야! 그냥 가자!" 그래도 더욱 더 긴장하면서 돌 같이 굳어 있다.

"! 또 한 마리가 있구나"하고 생각하고 "들어가!" 안 들어간다. 이번엔 이 땡포 박도 자못 긴장이 되어 다시 한 번, "들어가!!!" 개가 움찔하더니 "꺼겅껑껑!!!" 하고 나가는데 이번에도 역시 아까 그 꿩과 똑같은 방향으로 난다.

언덕에서 나가니 너무 빨라 잽싸게 리드하며 "!".

"선불이다!"

꿩이 떨어진 쪽으로 내달리며 개를 불렀다. 그런데 금방 달려오던 개가 앞에 있는 넝쿨 쪽으로 쭉 빠지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살펴보니 꿩이 눈 위에서 급하게 달려간 자욱이 선명하게 보였다.

한 바퀴 라운딩을 하고 온 개를 불러 자국을 가리키니 총알같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이젠 물어 오겠지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한참 만에 돌아오는 걸 보니 입에 문 것이 없다.

~! 여태껏 폴이 선불꿩을 실수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이게 웬 일이지?

꿩이 눈 위에 떨어져 냄새를 잘 못 맡아서일까?

망연자실이다. 한숨만 나온다.

선불시킨 나도 멍청하지만 물어오지 못한 도 한심했다.

우린 완전히 땡 포수, 똥개가 된 것이다.

다시 윗 쪽 동생과 옥천포가 있는 곳에서 "! !", 또 한참 있으려니 "!! !" 한다.

첫 번 것은 동생이 선불 시켜 회수를 못한 소리고, 두 번째 것은 옥천포가 대형(大型) 고라니를 잡은 소리다. 또 옥천포 쪽에서는 떼꿩이 미리 날라 쏴 보지도 못했단다.

우린 작전 실수를 통감하며 고라니 한 마리만 끌고 그 섬을 빠져 나왔다.

 

점심을 든 후 늘 꿩을 볼 수 있던 수북리로 갔으나 미리 나는 꿩만 구경했을 뿐 기회가 오지 않았다. 이제 오후 4시 반. 사냥을 끝낼 시간이다. 지구대로 가는 도중에 꼭 한 군데를 털 데가 있단다.

댓글 0 엮인글 0개 비영리변경금지 이 글에 엮인글 보내기

62. 가슴 따뜻한 땡포 박 부부 사냥 이야기 : 화려한 4박 5일 사냥   
60. 가슴 따뜻한 땡포 박부부 사양 이야기 : 축하 받은 꿩   
Copyright ⓒ 박병화.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