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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늘 하던 대로 풍산읍 4km 전 마을 근처를 공략하기로 했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작전을 짜서 비닐 하우스 근처를 쳐들어 갔으나 누가 그 장선생을 엮어 갔는지 헛 탕이다. 실망을 하고 계속 산 구비구비를 돌아 가는데 까여사만 세 마리나 미리 나간다. 돼지 축사에 거의 도달할 무렵 "폴"이 논에서 냄새를 달더니 산 위 둔덕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땡포 박은 아내 정포, 동생 박원장과 박상무를 남겨 둔 채 앞으로 튀어 나갔다. 틀림없이 꿩이 앞으로 빠질 것 같아서다. 앞으로 뛰어나와 시야가 훤한 지형을 택한 후 막 돌아서는데, "탕! 탕! 탕! 탕!" 네 의 총소리가 나는데 꿩이 보이질 않는다. 웬걸? 장선생 하나가 높이 떠서 나가는 게 아닌가? "오! 저걸 못 맞추었군!"하고 생각하면서 꿩을 따라 가며, 일발 "탕!" 어~라? 안 맞고 그냥 가네 그려? 다시 휙 잡아당겨 쏘는데, 한 70m도 넘는 것 같지만 오래만에 만난 선달님인데 안 쏠 수가 있는가? 탕!! 어랍쇼! 명중! 이게 웬일이지? 와! 어떻게 그리 먼 것도 떨어질 수가 있나? 그것도 선불이 아니라 명중이라니 아무래도 이상했다. 너무 의심스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도 모르게 뒷 방아쇠에 동생이 오리나 쏘라고 준 3" 매그넘 2 호(알이 더 굵고 화력이 세다)를 넣고 쏜 것이다. 완전 치매인가보다. 젊었을 때에는 이런 실수를 저지른 적이 한 번도 없다. 탄 쪼끼 총알집 맨 끝에 잘 모셔 놓은 건데 어쩌다가 나도 모르게 3" 매그넘을 넣다니..... 더군다나 이 매그넘 총알은 동생은 즐겨 쓰지만 나는 생전 처음 넣고 쏜 것이다.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치매(?)같은 행동때문에 때문에 장선달이 저 세상으로 갔으니 말이다. 아내와 동생 둘은 먼저 난 꿩에다 두 방씩 갈겼는데도 못 잡았다. 박상무는 틀림없이 떨어트릴 줄 알 고 마을 근처라 거총(据銃)도 하지 않고 구경만 하였단다. 아내 정포와 일행은 내가 잡은 줄도 모르고 내가 제일 나중에 자기들이 쏜 장끼를 두발씩이나 쏘고도 못 잡은 줄 알고 있었다. "폴! 폴!" 물어 와! 모두들 어리둥절! 동생개 "쎈"이 "폴"을 밀치고 물어오는 것을 보고 일제히, "와! 축하! 축하!"한다. "폴"이 산 위에 올라가 밀어붙여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나 날려 주었다는 것을 그 때서야 알았다. 노선배님께서 오시더니, "뭘 보고 기관총 쏘듯이 했노? 잡았오?" 걸음이 빠른 나, 정포와 박상무는 앞서 나가고 동생과 노선배님은 뒤로 쳐졌다. 늘 다니던 골짜기인데 산 밑 턱에 굵은 아카시아 나무가 드문 드문 서있고 그 나무 밑에 가시넝쿨이 빽빽히 엉클어져 있어 꿩이 숨기 좋은 곳인데 여러 차례 지나갔으나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곳이다. 그런데 오늘은 어찌 된 셈인지 그 덤불에다 "폴"이 포인을 하고 있는 거다. 이게 웬일이냐 싶어 박상무는 넝쿨 뒤 산 쪽, 아내 정포는 넝쿨 옆 뚝방, 나는 아래 밭에 포진을 했다. 박상무는 무척 긴장된 목소리로, "들어가!!!" 안 들어간다. 할 수 없이 박상무가 덤불을 헤치며 들어가는데, "후다닥!" 고라니가 튀어 나온다. 내 7~8m 앞으로 가는데 총으로 겨냥하는 시늉을 하면서 "너! 오늘 땡포 박 만나서 운 좋은 날로 알아라!" 어? 그런데 인석이 껑충 껑충 뛰어가면서 50m 앞에 창고가 보이니까 다시 왼쪽으로 틀어 나간다. 이 땡포 박, 속으로 "안돼! 안 돼! 너 거기가면 안돼! 죽는단 말이야!" "탕!" 앗불싸! "꽥~ 꽥~" 20일만 넘기면 사는 건데 불쌍하게도 동생 박원장에게 잡혀 죽은 것이다. 동생이나 노선배님은 즐거 워하고 있었으나 옹고집 꿩전문 사냥꾼인 나나 정포는 그 고라니가 애처러웠다. 아내 말씀, "갠 죽을 팔자네요. 왜 죽으러 그 쪽으로 가는지, 원!" 점심 후 구담리 단골 엽장(獵場)으로 직행. 오늘은 이상하게도 도통 만날 수가 없다. 한 시간~ 두 시간~ 무료하다. 이때다! 노선배님 쪽에서, "탕! 탕! 탕!" 하시더니 "아이고! 이젠 끝장이여! 이런걸 다 못 잡으니!" 곡소리가 난다. 78세 고령이신데 다니시는 것으로 만족하셔야 될 것 같은 데도 너무 아쉬우신가 보 다. 또 30분쯤 있으려니 동생 쪽에서, "탕! 탕!" 조용하다. 왜 물어오라는 소리가 안 들리지? 자칭 명포(名砲手)인데도 말이다. 내려와 동생을 만나니, "형님! 아 글쎄 "쎈"이 포인 해 주었는데 그걸 빼 먹었어요! 어휴! 참 되게 망신스럽네!" 이 땡포 박, "그러길래 개보고 너무 못한다고 구박하지 말아요!" 아내 말씀, "사돈 남 말 하시네!"
구담리에서 사냥을 마치자 오늘 사냥을 그만 끝내자고 하는 것을 나는 아내 정포가 작년 코리아 헌팅 대회날 장끼를 잡던 곳으로 가자고 제안을 하였다. 그 곳은 구담리 엽장 끝에 있는 높은 산 너머라 기 꿩이 없으면 거기에 붙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전날 비가 온 데다가 오후에 날이 풀 니 땅이 녹아 너무 미끄럽고 신발에 흙이 많이 달라붙어 걷기가 아주 힘들었기 때문에 도저히 못 하 단다. 땡포 박도 오늘은 양쪽 무릎이 좀 아팠다. 그래도 오후 3시반 밖에 안 되었는데 그냥 접을 수가 있나? 갈대 계곡 엽장에 도착하니 모두들 기권하고 나와 박상무만 내렸다. 아내 정포와 나머지 둘은 차에서 쉬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박상무가 "폴"을 푸는 동안 나는 집과 조금이라도 멀리 어지려고 앞서서 부지런히 나갔다. 늘 미리 나는 곳이라 서두르는데 "폴"이 쫓아 오는 듯 싶더니 비 (beeper:추적기)도 켜기도 전에 바로 논 뚝 턱 밑에서 등을 곱사같이 구부린 채 포인하는 것 같았다. 어! 집에서 60m 밖에 안 떨어졌는데 이거 큰일이다 싶어 앞으로 더 나가면서 포인하는 모습이 하도 상해서, "박상무! "폴"이 포인한 것 맞아요?" "네! 포인했어요!" 하는데, 내 왼쪽 옆 10m 앞에서 장선달님께서, "꽈드등!!!" 있는 힘을 다해 산으로 날아 올라간다. 흘끗 집 쪽을 쳐다봐도 아무도 우릴 보지 않는 것 같았다. 한 20m 정도 날라 올라갔을 무렵 천천히 을 들어, "탕!" 명중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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