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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9-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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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위성방송은 1995년부터 1년 간 20세기에 멸절한 동물들의 이야기인 "20세기 생물의 묵시록"을 방영했다. 인간은 타종족, 타민족에게 극히 이기적이고 위험한 동물이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사라진 생명체들을 보며 다음 한 세기를 대비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사라진 생물은 수없이 많으나 기록이나 사진이 남아있는 것만 100종 가량 간추려 책으로 엮은 것이 Lost Animals 이고 도요새 출판사에서 "지구상에서 사라진 동물들"이라는 이름으로 번역판을 냈다. 현재 멸종의 위기에 있는 동물도 5,000종에 이른다. 곧 그중 100종을 간추린 2권도 출판된다고 한다. 1권에서 몇 종류를 요약해 보았다.
우리나라 남성의 신장은 171.4Cm로 160.0Cm인 여성보다 약 7%크다.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사자보다 약 15%나 크고 늠름한 사자가 북아프리카에 살고 있었다. 바바리아사자다.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피의 축전을 위해 수백 마리의 바바리아사자를 죽였다. 초원이 사막화되고 도시가 뻗어 나오면서 쫓기던 남아프리카 최후의 케프사자는 1865년에 사살 당했고 북아프리카의 바바리아사자는 1922년에 사라졌다.
배드랜드 큰뿔산양의 비극은 멋있게 휜 거대한 뿔에서 시작하였다. 사냥꾼이라면 모두 거실에 그 아름다운 산양의 머리를 걸어두고 싶어했다. 미국 중북부의 다코다주로 쫓겨간 산양들도 1920년 이후에는 벽걸이 장식 외에는 볼 수 없어졌다.
호랑이도 여러 종류가 있다. 동물원에서 흔히 보는 것은 예외 없이 자그마한 뱅갈호랑이이다. 그와 가까운 월남호랑이도 있으나 무늬가 하반신에는 없어 장식효과가 떨어진다. 최고의 맹수가 덩치 큰 시베리아호랑이다. 카스피해 인근에도 시베리아호랑이 정도의 늠름한 체구를 가진 대형 호랑이가 살고 있었다. 전세계 부잣집의 거실을 장식하기 위해 마구 잡은 탓으로 역시1958년 이후로는 모두 사라졌다.
쿡 선장이 호주의 기묘한 야생동물들에 관한 기록을 유럽에 전하자 이에 매료된 사람들이 다투어 호주로 건너와서는 차례로 멸종시켜나갔다. 호주에는 캥거루 외에도 그와 유사한 동물들이 여러 종 있는데 그중 하나인 얼룩 왈라비도 6펜스의 현상금이 붙어 소탕되었다. 1927년 개에 물린 마지막 얼룩 왈라비가 잡혔으나 곧 죽었다.
꼬리 끝까지의 길이가 60cm에 불과한 소형캥거루인 초승달 발톱꼬리 왈라비도 1964년 마지막개체가 죽었다.
바첼사바나 얼룩말도 탐스러운 모피가 화를 불렀다. 아프리카에 살던 3종류의 얼룩말 중에서 남아프리카에서 살던 바첼사바나 얼룩말은 가장 아름잡고 우아하다는 평판을 받았다. 1850년 가죽가공기술이 개발되자 1870년에는 거의 멸종되었고 1910년 런던 동물원에서 마지막 한 마리가 죽었다. 서양에는 뒤늦었지만 "모피 옷 안 입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모피 옷 안 입으면 간첩"운동이 벌어지는 듯 하다.
쿠아과도 미완성의 얼룩말이라 불릴 수 있는 특이한 동물이다. 머리에서 등까지만 얼룩이 있고 나머지는 갈색이었다. 1811년에도 15,000마리의 무리가 발견되었으나 백인들의 총성이 울리면서 지워져 나갔다. 1861년에는 야생 쿠아과가, 1872년에는 런던동물원의 마지막 쿠아과가 죽었다.
나이지리아 난쟁이하마는 보통하마에 비해 1/10의 귀여운 크기이다. 1945년 마지막 한 마리의 하마에게도 어김없이 총알이 박혔다.
세인트헬레나 붉은 잠자리는 아프리카에서 1,800km나 떨어진 절해고도인 유배의 섬에 살던 작은 잠자리다. 나폴레옹이 6년이나 살았던 이 섬 전체를 뒤덮고 하늘을 붉게 물들일 정도로 많던 개체가 아마를 재배하기 위해 습지를 없애자 급격히 줄었다. 1963년 단 한 마리의 붉은 잠자리가 발견되고는 없어졌다.
1844년에 호주에서 발견된 이 새는 너무 화려하여 극락잉꼬라는 이름이 붙었다.1880년 영국에는 이 새를 사육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1915년에는 이미 야생 극락잉꼬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1927년 마침내 사라졌다.
돼지발 반디쿠트는 호주에만 살던 진기한 동물이다. 쥐를 닮았으나 토끼만 하고 뒷발로 뛰어다녔는데 배에는 육아주머니가 달린 유대류였다. 1907년 이후로 사라졌다.
긴꼬리 보리쥐도 호주에서 전멸한 3종류의 보리쥐 중 하나다. 1950년대 이후 사라졌다.
호주의 사막쥐 캥거루는 몸이 27Cm, 꼬리가 35Cm 인 최소형 캥거루다. 20Km나 추적해야 잡을 수 있을 만큼 끈질기게 달아났으나 끝내 인간의 총구를 피할 수 없었다.
호주에도 제주도 같은 섬이 있는데 바로 테즈메니아 섬이다. 여기에 호랑이와 늑대의 중간쯤 되는 동물이 살았는데 주머니늑대 혹은 테즈메니안 호랑이라 불리던 동물이다. 특이하게도 배에는 새끼를 키우는 주머니가 있었다. 양을 키우던 사람들이 현상금을 걸어 퇴치를 시작하자 26년 간 2,268 마리가 사살되었다.1933년 마지막 한 마리가 동물원에서 죽었다.
긴귀 키트여우는 미국의 캘리포니어에 살았다. 1869년 대륙횡단철도가 완성되자 사냥꾼들이 몰려왔다. 죽인 여우를 모아 만든 산 앞에서 1888년 발명된 코닥사진기로 자랑스럽게 사진을 찍은 사냥꾼도 있다. 1910년 사라졌다.
개척시대의 미국에서 열차나 은행강도와 함께 고액의 현상금이 붙은 짐승이 네브라스카 늑대다. 울퍼라는 전문 늑대사냥꾼이 등장하여 대량 학살을 시작했다. 1927년 마지막 늑대가 사살되었다.
캘리포니어 회색곰은 체중이 680kg이나 나가는 캘리포니어의 상징동물이다. 1848년 캘리포니어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고 금광이 발견되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1880년에 이미거의 사라졌고 1922년에 마지막으로 사살되었다. 이제 회색곰은 캘리포니어 주 깃발에만 남아있다.
미국의 남부에서 살던 애리조나 재규어도 눈꽃무늬의 아름다운 모피 때문에 전멸하였다. 상류층 부인들의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개와 사냥꾼에 쫓겨 나무위로 달아난 재규어들은 한 마리씩 조준 사살되었다. 1904년 마지막 재규어가 총을 맞고 떨어졌다. 이제 지구상에는 몇 벌의 코트만 남았을 뿐이다.
북아메리카의 북동부 해변에 살던 해변밍크의 운명도 같았다. 일반밍크보다 몸집이 배나 크고 색상이 화려하여 단연 인기를 끌었고 바로 집중적인 포획의 대상이 되었다. 1880년에 이미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뉴펀들랜드 흰늑대도 해변밍크와 비슷한 지역에서 살았다. 체중이 70kg이나 나가는 대형의 아름다운 털을 가진 늑대의 운명도 이미 결정지어졌다. 1842년 영국정부에 의해 상금이 걸리자 급속히 사라졌다. 1911년 마지막 흰늑대가 사살되었다.
발바도스 미국너구리도 농작물에 피해를 끼친다며 현상금이 걸렸다. 모피는 비싼 값에 팔렸고 애교스러운 새끼들은 애완동물로 거래되었다. 하지만 곧 멸종되었다.
아르헨티나와 영국이 전쟁을 벌인 포클랜드에 살던 포클랜드늑대는 실은 여우였다. 크기가 보통여우의 배나 되어 오인을 받았던 것이다. 항상 그러하듯이 영국정부는 이 짐승에게 상금을 걸었고 모피는 팔려나갔다. 1876년 마지막 여우도 "무서운 늑대"라는 오명을 쓴 채 사살되었다.
옥토끼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뜨는 보름달 속에만 떡방아를 찧으며 살았는데 언제부터인가 피자와 치즈를 먹으면서 잃어버렸다. 할머니들이 젊으셨을 때는 집집마다 있었는데 이제는 장년층의 마음 한구석에 박제가 되어 있는 것만이 간혹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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