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이란 말은 많은 사람들[衆口]이
마구 떠드는 소리는 막기 어렵다[難防]는 뜻이다.
춘추시대 송나라 때에 사마(司馬) 벼슬을 하던 화원(華元)이
성을 쌓는 일을 감독하러 나갔을 때, 군중들이 화원이 적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돌아온 것을 비웃는 노래를 했다.
마음이 너그러운 화원은 군중들을 꾸짖는 일이 없이
“뭇 입은 막기 어렵다.(衆口難防)”
하고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러한 태도가 좋은 반응을 일으켜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주(周)나라 여왕(礪王)에게 언론 탄압정책을 간하며 소공(召公)이 말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내를 막는 것보다 더한 것이 있습니다.*
내가 막혔다가 터지면 사람을 많이 상하게 됩니다. 백성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내를 다스리는 사람은 물이 흘러내리도록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하게 합니다.”
그러나 여왕은 소공의 말을 들지 않고 함구령(緘口令)을 내리고 계속 언론 탄압을 하자,
드디어 폭동이 일어나 도망을 친 곳에서 평생을 갇혀서 살게 되었다.
그녀가 갇혀 있는 동안 대신들이 합의를 해서 정치를 했다.
이것을 공화(共和)라 불렀고, 공화정치의 가장 오랜 예라고 할 수 있다.
공화정치, 민주정치는 여론정치라고 할 수 있다.
다수결의 횡포로 진실이 호도되는 일도 있다.
여론 재판은 생사람 잡는 일도 있다.
여론에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 방민지구 심어방천(防民之口 甚於防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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