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2-02-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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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中都, 일명 燕京)지역 전투
본 연구는 징기스칸의 전략에 관한 분석 4회연재중 2회째로 징기스칸이 참여한 주요 전투 중 중도지역 전투에 관한 내용이다.
서기 1207년에 징기스칸이 몽골을 완전히 통일한 다음 금국(金國)과 주종 관계(主從關係)를 단절하고 서기 1210년에 금을 정벌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다. 당시 중국은 북동쪽에 금(金), 남쪽에 송(宋), 그리고 서북쪽에 서하(西夏)가 차지하고 있었다. 서하의 더 서쪽에 서요(西遼)가 있었고, 서요의 서쪽에 호라즘(또는 하레즘, 코라즘 : Khwarezm)왕국이 있었다. 금 동쪽에 고려가 있었고 동해를 건너 왜(倭)가 있었다. 그러면 지금까지 설명한 몽골 잠재력을 이끌고 징기스칸은 어떤 전략을 구사하여 전승을 거두었는가를 징기스칸이 직접 지휘한 주요 전투를 더듬으면서 분석해 보기로 한다.
중도(中都, 일명 燕京)지역 전투
금나라는 장성(長城)을 쌓고 보수하면서 몽골 기마병의 침입을 막고 있었다. 이 지역의 지형을 살펴보면 몽골 동쪽에는 흥안령(興安嶺)이 남북으로 달리고 있고 서쪽에는 알타이산맥이 서북쪽에서 남동쪽으로 놓여 있으며 남쪽에는 음산산맥이 동서로 뻗어 있다. 음산산맥에서 북쪽 바이칼호 사이에 몽골고원이 펼쳐져 사막을 이루고 있다.
고원지대는 비가 적고 아침저녁 기온차가 심하다 그래서 대부분 불모지이면서 황량하고 곳곳에 모래언덕이 산재했다. 음산산맥 남쪽에는 색북고원(塞北高原)이 있어 금나라는 음산산맥과 색북고원을 따라 장성 및 요새진지를 구축하였고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둔전제(屯田制)를 실시하여 장성을 보수하면서 몽골 침입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었다.
금(金)은 국내를 통치하기 위해 오경(五京)을 두었는데 오경은 동경 요양부(東京 遼陽府, 지금 遼寧 遼陽縣), 남경(南京 開封府, 지금 河北省 開封縣), 서경(西京) 大同府, 지금 山西省 大同縣), 북경(北京 大定府, 지금 熱河省 寧城縣), 그리고 수도인 중경(中京, 中都 또는 燕京이라고 함: 析律府, 지금 北平市)이다. 금나라는 몽골 침입을 막기 위해 북쪽에 변보장성(邊堡長城)을 설치하였다. 변보장성은 여러 장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도(中都)를 중심으로 서북쪽 장성은 거용외변보장성(居庸外邊堡長城)이고 동북쪽 장성은 임황변보장성(臨潢邊堡長城)있었고 중도 가까이에 거용내변보장성과 중경외보장성(中京外堡長城)이 있었다.
서기 1210년 금제 장종(金帝 章宗)이 죽고 윤제(允濟)가 즉위하였다. 그래서 사신을 징기스칸에 보내 군신의 관계를 의미하는 조공을 바치도록 요구했으나 징기스칸은 이를 거절하였다. 징기스칸은 금나라 정벌을 결의한 후 5년 동안 금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장성을 돌파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했다. 남쪽 금나라 정벌시 우측 측면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1210년 서하를 공격하여 항복 받고 서하를 위협하여 강화조약을 맺었다. 그래서 측면 위협을 제거했다. 그리고 후방의 안전을 위해 몽골 서북부지역을 평정하였다. 나이만족과 전투 할 때부터 온구트족(汪古族)과 동맹을 하고 나이만족을 정벌한 후 1206년에 온구트족 수장 아라쿠시 데긴을 고위직에 임명하여 장성 밖에 위치한 부족을 몽골에 협력토록 했다.
서기 1211년 몽골군은 오논강 부근에 주둔하고 있었다. 이해 3월 징기스칸은 케르렌강가에서 쿠릴타이(대집회)를 열고 금정벌(金征伐)에 대한 작전회의를 개최했다. 징기스칸 예하에는 백전노장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사준마(四駿馬, 四傑)로 불리는 무카리(木華黎, 또는 모훌리), 보올추(보올추(博彌 ), 칠라온-바아트르(赤老溫), 보로콜(博 忽, 1207년에 사망) 우수한 지장(智將)들과 사구(四狗: 네 마리의 개)로 불리는 체베(哲別, 遮別 또는 者別), 수부다이(速不台), 제르메(折里麥)26) 그리고 쿠빌라이(虎必來) 맹장(猛將)들이 공격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쿠릴타이(작전)회의를 한 후 몽골군은 3개 군(軍)으로 편성하여 중군은 징기스칸이 직접 인솔하여 케르렌강을 넘어 금(金)의 수도 중도(中都, 일명 燕京, 지금의 北平)을 향해 진군하였다. 이때까지 몽골군은 기병만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규율은 엄하고 장군과 병사들은 용맹하였다. 병사들은 혁갑을 두르고 활, 철퇴, 창검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기병 부대 뒤에 별도로 여러 예비말들이 뒤를 따르면서 식량을 운반하였고, 그 뒤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가축이 뒤따랐다. 그 병력의 규모는 상세하지 않으나 약 20만 정도였다. 이때 징기스칸의 네아들 주치(求赤), 차가타이(察合台), 오코타이( 闊台), 그리고 투루이(拖雷)가 종군했다.
징기스칸은 금의 수도 중도로 곧 바로 진군할 수가 없었다. 케르렌강에서 바로 중도(연경)로 진격한다면 당시 금의 영토인 만주 쪽에서 몽골군 측면을 가할 우려가 있어서 케르렌강에서 서쪽으로 나가 대사막을 우회하여 덕흥부(德興府)로 나갔다. 징기스칸은 미리 친교를 맺어 둔 장성(長城)밖에 있는 온구트족의 땅에 이르러 족장의 환영을 받고 이때 여름이라 인마를 휴식시켰다.
금제(金帝) 위소왕(衛紹王), (영제<永濟> 뒤에 윤제<允濟>로 칭함)는 최초 몽골군이 대거 침입해 온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납합매주(納合買住)가 북방을 지키고 있다가 몽골군이 장차 침입해 올 것이라는 것을 금제에게 알리자 금제는 “저들이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데 너는 어찌 함부로 이런 말을 하는가” 하고 꾸짖고 납합매주가 몽골이 통일되어 징기스칸을 따르고 있고 서하(西夏)도 그에게 딸을 바쳐 복종하고 있으며 저들이 화살과 방패를 만들어 준비하고 있음을 알리자 금제는 변방을 소란하게 하여 전란을 일으킨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그래서 금제는 몽골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대비하는 데도 아주 허술했다.
1211년 징기스칸이 대군을 거느리고 침입해 온다고 소식을 듣고 금제는 매우 두려웠다. 그래서 서북로초토사(西北路招討使) 점합합타(粘合合打)를 몽골로 보내어 강화를 청했으나 징기스칸은 이를 거절했다.
금 영제는 평장정사(平章政事;丞相) 독길천가노(獨吉千家奴, 일명 獨吉思忠) 그리고 참지정사(參知政事;副丞相) 완안호사(完顔胡沙)를 무주(撫州;현재 察哈彌省 張北縣 북쪽에 위치)로 보내 대비케 하고 서경유수(西京留守) 호사호(胡沙虎)에게 추밀원사(椎密院事; 서경방면 兵權을 전담) 일을 보게 하여 몽골군 침입에 대비하도록 했다. 금제는 대신들을 모아 대비책을 논했으나 이미 안일에 젖어 있어서 성곽은 무너진 데가 많고 무기는 녹슬고 못쓰게 된 것이 많았고 병사들은 병들고 몽골군 침입에 떨고 있었다.
징기스칸은 병력을 이끌고 남하하여 온구트족(汪古部族)의 안내를 받아 장성으로 접근하여 오사보(烏沙堡; 현재 旺 察者)에 이르렀다. 오사보는 음산산맥(陰山山脈) 동쪽에 있는 요새 진지였으나 금평장정사 독길천가노(獨吉千家奴)와 참정(參政) 완안호사(完顔胡沙)는 군사를 장성(居庸邊堡)에 주둔시켜 성을 굳게 지키도록 하고 선덕부(宣德府)에 예비대를 두고 몽골군이 장성을 넘어오면 타격을 가하도록 했다. 그러나 몽골군은 장성 서쪽으로 우회하여 남쪽에서 금군을 공격했다. 독길천가노는 친히 금군을 이끌고 수비하고 있었다. 몽골군이 100여일 공격해도 성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사보와 오운보(烏蕓堡)가 나란히 있고 가운데 오원보(烏月堡)가 있어서 지원하여 난공불락의 성이었고 더구나 몽골군은 기마부대라서 공성법을 알지 못했다.
이때 징기스칸은 금군이 대거 지원해 오지 않나 심히 걱정스러웠다. 이때 삼림속에 연기가 올라 금군이 주둔해 있는 것으로 알고 좌군을 동남쪽으로 보내 오월보가 있는 것을 알고 공격했다. 오월보는 수장(守將) 완안호사(完顔胡沙)가 방어하고 있었는데 제베(遮別)가 급습하자 패했다. 그래서 몽골군은 오월영(烏月營)을 취해 버리니 독길천가노는 오사보를 지탱할 수 없어서 도주해 버렸다.
독길천가노가 실패하자 금제는 완안호사를 서북 지역을 방어케 했다. 완안호사는 야호령(野狐嶺 : 현재 張家口 북쪽 30리에 위치)에 주둔했다. 이때 한 사람이 “몽골군이 휴식하고 있는 틈을 타서 기병으로 기습하자” 고 제안했으나 완안호사는 “그 방법은 위험하다. 기병과 보병이 함께 전진해야 안전한 방책이다” 라고 듣지 않고 그냥 지키기만 하고 있다가 몽골군이 전진해 오자 완안호사는 두려워 선평(宣平: 지금 張家口)으로 도주했다. 그래서 몽골군은 전투를 하지 않고 야호령을 탈취한 후 마음껏 약탈했다.
7월에 오사보(烏沙堡)를 점령하고 8월에 징기스칸은 주력을 동쪽으로 이동시켜 회하천(會河川)이 있는 회화보(會河堡)에서 금군과 대치하게 되었다. 완한호사는 선평(宣平)에 머물러 장성을 보수하고, 각 보(堡)를 수리하여 몽골군에 대비했다. 몽골군이 공격하자 완안호사(完顔胡沙)는 금군 30만 내지 40만을 집결시켜 몽골군과 결전하려고 단단히 준비하고 회하천(會河川 : 지금 察哈彌省 萬全 서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완안호사는 거란인 석말명안(石抹明安)을 몽골진영에 보내 부당함을 따지게 했는데 그는 바로 몽골에 항복했다.
8월에 징기스칸은 명안의 조언을 듣고 대군을 이끌고 금군이 있는 회하천 동쪽을 공격했다. 이때 금군의 방어는 견고하여 몽골군의 피해가 컸었다. 다음날 공격할 때 몽골의 만호 무카리(木華黎)는 “적은 많고 우리는 적으니 죽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능히 이길 수 없다(彼重我寡 不致死 不能克也)”라고 말하며 친히 결사대를 이끌고 적진으로 돌격을 감행했다. 뒤를 따라 징기스칸이 대군을 적진으로 몰아 붙였다. 드디어 금의 여진병(女眞兵), 거란병(契丹兵), 한병(漢兵)이 일시에 혼란이 일어났다. 몽골군이 괴성을 지르며 금군은 괴멸하여 금군의 정병과 우수한 장군들이 반 이상이 전사했다.
1211년 9월에 몽골군은 흥덕부(興德府; 지금 察哈彌省, 啄 鹿縣)를 탈취하고 거용관(居庸關)아래 이르렀다. 징기스칸은 주력을 이끌고 백등산(白登山) 양면을 경유하여 서경 대동부(西京 大同府; 지금 山西省 大同縣)를 압박했다. 징기스칸은 제베에게 기병 3천기를 주어 추격케하여 취병산(翠屛山)어구 (지금 察哈彌省 萬全 북쪽)에서 금군을 크게 무찔렀다. 금군은 대형을 잃고 무질서하게 거용관(居庸關)으로 도망했다. 거용관 수비장은 문을 열었고 패잔병을 받아들이는 중에 제베 기병들이 들이 닥쳐서 제베는 철옹성이라 하는 거용관을 단번에 점령해버렸다. 연이어 중도로 접근해 나아갔다.
10월에 야룰아해(耶律야阿海)가 항복해 와서 징기스칸이 접견하고 금나라 사정을 보고 받았다. 징기스칸의 아들 주치, 차카타이, 오코타이가 운내(雲內), 동승(東勝), 무주(武州), 삭주(削州)등을 점령하며 남하했다.
11월에 서경유수 호사호(胡沙虎, 일명 紇石列 또는 胡沙里執中)는 성을 수비할 생각은 않고 성을 버리고 동쪽으로 도주해 버렸다. 북경(北京 大定府; 지금 熱河省 寧城縣) 유수(留守 ; 수비 대장)도단일(徒單鎰)이 중도(中都)가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고 2만 명의 병력을 선발하여 장군 오극손악둔(烏克遜鄂屯 또는 烏克遜왕屯)으로 하여금 수도를 지키도록 했다. 금제는 가상히 여겨 상경 유수(上京 留守) 도단일을 우승상에 임명했다.
금나라 평장정사(平章政事) 도단일(徒單鎰)이 금제 영제에게 “몽골군은 병력을 몰아서 오고 우리는 분산되어 있으니 몽골군이 공격해 오면 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큰 성을 의지하여 적을 방어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창주(昌州;지금 察哈彌省 宣化境), 환주(桓州;지금 察哈彌省 多倫縣), 그리고 무주(撫州;지금 察哈彌省 張北縣) 세 고을은 서민들이 부유하여 모두 건장하고 용감하니 동원하여 군대 편입시켜 방어를 돕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참지정사(參知政事) 양당(梁當)이 “스스로 국경을 축소시키는 것입니다.” 라고 반대했다. 그래서 금제는 양당의 주장을 따랐다. 또한 도단일은 “요동은 우리 나라의 근본이고 수도와 수천리 떨어져 적의 공격을 받으면 구원을 요청하게 되고 일을 그르칠 우려가 있으니 대신을 보내 행성(行省, 軍政權을 부여받은 부서)을 설치하여 백성을 안심시키도록 하십시오” 하고 건의했으나 민심을 동요시킬 뿐이다라고 하여 듣지 않았다. 그리고 관직을 낮추어 북경 유수(北京留守)로 임명했다.
징기스칸은 서경에 머물면서 예하 장군들로 하여금 운내(雲內) 여러 주를 탈취하도록 했다. 1212년 1월 요나라 왕족인 예률류가(耶律留哥)가 만주 지역에서 스스로 독립하여 몽골에 귀순해왔다. 금제는 완안호사(完顔胡沙)를 보내 예률류가를 토벌하게 했으나 예률류가는 징기스칸이 보낸 3천기의 도움을 얻어 금군을 대파했다. 징기스칸은 다음해 야률류가를 요왕(遼王)으로 임명했다. 징기스칸은 창주(昌州), 환주(桓州), 그리고 무주(撫州)등을 격파한 가을에 서경을 포위했다. 금장 오둔양(奧屯襄)이 서경을 지원했다. 이때 징기스칸이 별동대를 보내 밀곡구(密谷口)에서 금군을 격파했다. 다시 서경을 공격할 때 징기스칸이 화살에 맞아서 부상당함으로 해서 포위를 풀고 철수했다. 이때 몽골군은 탈취한 요새를 몽골군을 주둔시키지 않고 철수했다.
요나라 서목로액삼(舒穆魯額森)이라는 사람이 요나라를 멸한 금나라에 대해 한을 품고 수백인을 이끌고 몽골에 투항하면서 징기스칸에게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듣고 징기스칸이 말했다. “동경(東京)은 금나라의 근본이 되는 지역이다. 여기 수천리가 넘으니 경기병으로 달려가 공격하면 기습이 가능하다. 금나라의 근본을 탈취한 다음에 중국의 중원(中原)을 공격한다면 쉽게 격멸할 수 있다.” 이렇게 계략을 정한 후 제베에게 말과 경기병을 엄선하도록 하여 발해(渤海)서안을 따라 북쪽으로 진격해 나아갔다. 요하(遼河)를 무인지경(無人之境)으로 건너 금의 동경인 요양성(遼陽城)아래 이르렀고, 요양성은 견고하고 수비도 강력했다. 그래서 제베의 기병으로서는 난공불락이였다. 그러므로 제베는 성 공격을 중지하고 물러났다. 그러는 중에 금나라와 동경을 왕래하는 사자(使者)를 포로로 했다. 이때 서목로액삼이 계략을 건의했다. “동경 사자로 가장하여 성문을 열게 하고 대군으로 갑자기 성문으로 들어가면 성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 제베는 그 의견을 따라 저녁이 되어 어두울 때 몽골군을 퇴각시키고 조정 사자를 성으로 보내서 성문이 열렸다. 그래서 1212년 12월에 제베는 급습하여 요양성을 함몰했다. 징기스칸은 사목로액삼에게 그 공을 인정하여 만호(萬戶)를 부여했다.
최초 몽골군이 금나라를 치는 목적은 야전군 주력을 섬멸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몽골병은 기마병이어서 성을 지키는데는 부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보(城堡)를 파괴하고 자녀, 보물등을 약탈하고 나면 성을 지키는 잔류병을 남기지 않았다. 금군은 몽골군이 철수하고 나면 성을 다시 보수하여 수비하곤 했다.
서기 1213년 징기스칸은 다시 공격을 시작하여 몽골군은 7월에 선덕부(宣德府; 지금 察哈彌省, 宣化縣)를 경유하여 덕흥부(德興府); 지금 察哈彌省 啄鹿縣)에 이르러 징기스칸은 넷째 아들 투루이(拖雷)와 사위 치구(駙馬 赤苦)에게 덕흥부를 취하도록 맡기고 동남쪽으로 나가 회래현(懷來縣)에서 금제가 파견한 완안강(完顔綱), 고기(高琪) 등이 인솔하는 금군과 마주쳐서 몽골군이 공격하자 기세에 눌려 금군이 퇴각했다. 몽골군이 급히 추격하자 금군은 질서를 잃고 참패하였다. 몽골군은 거용관(居庸關) 북쪽에서 금군 주력을 포위하여 섬멸했다. 거용관은 중국인이 천험(天險)이라 할 정도로 험한 곳이고, 남북 쪽에 두 개문이 있는데 남문은 남구(南口)라 하고 북문은 북구(北口)라 했다. 남구의 북구의 거리는 40리 정도이고, 이 사이에 절벽, 협곡, 깊은 골짜기 물이 있고 곳곳에 금군이 수비하고 있었다.
징기스칸은 몽골군 일부를 거용관 북문을 공격하도록 남겨 두고 주력을 이끌고 서쪽으로 나가 산서성 광영(廣靈)과 영구(靈邱)등을 지나 래원(徠\源)에서 동쪽으로 진출하여 자형관(紫刑關)으로 나갔다. 자형관은 오둔양(奧屯襄)군이 지키고 있었다. 양군은 오희령(五廻嶺)에서 접전했는데 금군이 대패했다. 이 승세를 타고 몽골군은 10월에 쉽게 이주(易州)와 탁주(啄州)를 점령하고 중도(연경; 지금 북평) 남쪽에 진출했다.
서경유수이면서 추밀원(樞密院)으로 있던 호사호(일명 紇石烈)는 오사보, 회하보, 야호령에서 대패하고 서경을 포기하여 평소 금제의 미움을 샀으므로 이에 불만을 품고 1213년 8월에 금제 영제를 살해하고 영제의 조카 완안순(完顔珣)을 선종(宣宗)으로 웅립했다. 10월에 수도 방위를 맡고 있던 주호고기(元師 右監軍, 求虎高琪)가 호사호를 살해하고 금나라 전권을 장악했다.
징기스칸은 제베(遮別)와 수부타이(速不台)에게 별동대를 주어 거용관(居庸關) 남쪽을 공격하도록 했다. 금나라 수비장 거란인 와로불아(訛魯不兒)는 거용관 북문을 열고 몽골군에 귀순하여 제베는 거용관에 진입했다. 그래서 탁주에 있던 몽골군과 금의 수도 중도(자금의 北平市)를 포위했다.
1213년 가을 중도를 포위했으나 성벽이 견고하고 수비가 엄중하여 성을 점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징기스칸은 일부 군을 중도에 남겨 두고 3군으로 나누어 황하(黃河)이북에 있는 여러 지방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우군은 징기스칸의 아들 주치(朮赤), 차카타이(察哈\台), 오코타이(寤闊台)가 인솔하여 이주(易州), 지금 河北城 경계 지역)에서 출발하여 태행산(太行山) 동쪽을 따라와서 정주(定州), 형(邢), 락(洛), 자주(磁州), 위(衛), 맹(孟)에서 황하에 이르고 여기서 산서(山西)쪽으로 방향을 돌려서 다시 3로(三路)로 나누어 제1로는 황하 연안을 따라 북동쪽으로는 길주(吉州), 습주(濕州), 람주(嵐州)를 소탕하였고, 제2로는 평양(平陽), 태원(太原), 흔주(炘州), 대주(代州)를 따라 소탕했다. 그리고, 제3로는 택주(澤州), 로주(潞州), 요주(遼州), 심주(沁州)를 소탕하고, 모두 서경 남쪽에서 만나 중도에 집결했다.
좌군은 징기스칸의 아우 카사르(出赤哈撒兒), 알진나안(斡陳那顔 또는 作阿拉赤으로 기록되고 있음) 그리고 박리(薄利) 등 장군들이 인솔하여 중도에서 동쪽으로 전진하여 계주(계州), 평주(平州), 요서(遼西)지역의 여러 주를 탈환했다.
중군(中軍)은 징기스칸의 넷째아들 투루이(拖雷)와 무카리(木華黎)를 대동하고 역시 삼로(三路)로 나누어 우로군(右路軍)은 잠(蠶), 기(祁), 심(深), 기(冀), 복(僕), 개(開), 활(滑) 등 여러 주(州)를 소탕하고 서주(徐州)부근에서 중로군과 만났다.
중로군(中路軍; 징기스칸이 지휘)은 패(覇), 웅(雄), 막(莫), 하간(河間), 헌(獻), 경(景), 은(恩)등 여러 주를 지나 제남(濟南)과 태안(泰安)을 소탕하고 제주(濟州)를 지나 서주(徐州)에 이르러 우로군과 만났다.
좌로군(左路軍; 무카리가 지휘)은 발해(渤海)연안을 따라 창주(滄州), 무예(無예), 빈주(濱州), 순회(循뢰), 유주(維州), 래주(萊州), 등주(登州) 등 산동지역을 소탕하고 기주(沂州)를 지나 서주에서 중로군과 만났다. 무카리(木華黎)는 다시 1군을 거느리고 밀주(密州)를 공략하여 많은 적을 죽이고 돌아와 징기스칸은 만호(萬戶)를 부여했다.
징기스칸은 중국인이 부모에 대해 효행을 중요시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포로로 잡은 중국인을 제일선에 배치하여 공격했다. 주민들은 차마 동족을 죽일 수가 없어서 저항을 포기하고 항복했다. 성을 공격하기 위한 공사에 포로와 인근 농민을 동원하기도 하고 이들을 선두에 세워 공격하도록 하여 성을 수비하는 중국인이 동족에게 무기를 들이대는 마음 아픔을 감수하게 하였다.
10월에 전군이 중도(中都)에 집결했고, 징기스칸은 강공을 중지하고 용호대(龍虎臺)에서 겨울 채비를 했다. 서기 1213년 8월과 9월에 금(金)의 수도 중도 내부에서는 권신 호사호(湖沙湖)가 위소왕(衛紹王 : 일명 允濟)을 살해하고 조카되는 승왕(昇王)을 제위에 올려 선종(宣宗)이 되는 혼란이 있었으나 중도성은 견고했고 수도 방위는 결사적이었다.
1214년(징기스칸 9년) 1월에 몽골군은 하북 평원을 소탕하고 다시 중도 근교에 집결했다. 3월에 여러 장군들을 모아 놓고 중도(燕京)를 공략하는 문제를 놓고 토의를 했다. 대부분의 장군들은 금국의 내정이 취약한 이 기회에 중도성을 공격하여 점령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징기스칸은 공성전에 취약한 몽골군의 약점을 알고 있었으며, 또한 장기전으로 많은 병사들이 손상 당하였음을 파악하고 중도성 공격안에는 찬성하지 않고 금제(金帝 : 금의 황제)에게 사신을 보내어 “지금 산동과 하북지역은 본인의 장악하에 있고 경은 다만 연경(中都)만 지키고 있을 뿐이므로 아주 어려운 처지에 있다. 그래서 본인은 다시 너희를 위험에 몰아 넣을 수 있다. 그것이 하늘의 뜻이다. 경은 순리에 따라 생각하기 바란다.”
금나라 평장정사(平章政事) 출호고기(朮虎高琪)는 “몽골군의 군마와 병사가 몹시 지치고 병들어 있으니 이틈에 전투하면 승리할 수 있다” 라고 했다. 반면에 우승상(右丞相) 완안승휘(完顔承暉)는 “몽골군과 싸워 패하면 군사는 흩어져 망할 수 있고 승리하면 몽골군이 철수한 후에 다시 공격해 올 것이니, 회의한 후 몽골군을 철수시킨 후 대비책을 논의하는 것이 안전책입니다”라고 건의했다.
금제는 사절을 보내 화의를 청하고 위소왕(衛紹王)의 딸 기국공주(岐國公主)와 금, 은, 비단, 젊은 남녀 500명 말 3천필을 보냈다. 징기스칸은 화의를 받아들이고 군대를 거용관 밖으로 철수시켜 귀환했다.
금제(金濟)는 중도성이 사면호가(四面胡歌)인 상태여서 불안해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서기 1214년 6월에 도읍을 하남성(河南省) 변경(변京 : 開封)으로 옮기고 말았다. 이에 징기스칸은 자기를 의심하는데 대해 분개하여 다시 침범하였다. 이 때 금나라를 배반한 명안(明安)을 몽골군을 안내하면서 중국의 전법에 대해 자문하도록 했다. 중도성내는 식량이 점점 부족해지고 수비병 10명 중 1명은 전사했다. 그러나 수비병의 저항은 완강하여 심지어 은과 금으로 노포(弩砲)를 만들어 발사하기까지 했다. 몽골군은 갱도를 만들어 중도성 중앙에 침입해 들어갔다. 드디어 몽골군은 서기 1215년 5월에 중도성을 점령하고 늙고 어린 남녀를 제외하고 모두 사살하고 성을 불태워 중도는 폐허가 되었다. 그리고 황화 이북의 땅 요동, 요서, 하북, 상서, 협서성을 몽골 세력 아래 두었다.
이 전투에서 징기스칸은 처음으로 중국 문명을 접하게 되었고, 옛 요나라 야율초재(耶律礎材)를 알게 되었다. 징기스칸은 기병 이외에 보병과 노포(弩砲) 및 공성술(攻城術)의 중요성을 인식하였고 처음으로 요새진지를 공격하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그래서 무카리(木華黎)를 중국 주둔군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중국 병법을 터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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