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민자철도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예고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에서 맞붙는다.
  3조5800여억원을 투입해 킨텍스∼삼성(37.4㎞)을 잇게 될 GTX A노선은 신안산선 복선전철에 이어 정부가 고시하는 위험분담형 민간투자사업(BTO-rs) 2호로 추진된다.

  민자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GTX A노선에 대한 시설사업기본계획(RFP)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각각 최적화된 사업제안서 준비에 팔을 걷어붙였다.
  GTX A노선에 대한 시설사업기본계획이 마련되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께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시설사업 기본계획고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만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GTX A노선에 대한 민자적격성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결과를 반영해 민자사업지정 등 추후 절차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고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가 민간투자사업 추진을 검토 중인 GTX B노선(송도∼청량리)과 GTX C노선(의정부∼금정)은 각각 대림산업과 GS건설 등이 부속사업 연계 방안 등 사업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수주경쟁에나선 배경에는 각각 ‘강남 삼성역 개발사업 주도권 확보’와 ‘첫 사업제안자’라는 명분이 자리한다.
  현재 현대건설은 삼성역 인근의 옛 한국전력사옥 부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569m 높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성 사업이다.

  삼성역과 킨텍스 인근에서는 ‘킨텍스원시티’ 등 주택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GTX A노선을 파주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현대건설이 진행하는 파주 ‘운정 힐스테이트’ 등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09년 총 투자비 12조원 규모의 GTX 사업을 국토교통부(전 국토해양부)에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제안했다.
  컨소시엄에는 주간사인 현대산업개발과 금호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당시 지상 교통시설의 공급 한계 등을 고려해 새로운 개념의 교통시설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제안하며 수도권 교통혁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 왔다.

  이러한 명분 외에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라는 측면도 있다.
  이들 기업은 또 그동안 꾸준히 부채비율을 낮추면서 대형 민자사업에 대한 투자여력을 키워왔다.
  실제 이들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6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부채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감소세를, 현금성 자산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구체적 으 로 부채 비율은 현대 건설 144.2%, 현대산업개발 109.97%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15.55%p, 13.02%p 줄었다.
  현금성 자산은 현대건설이 2조1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5억원 증가했고, 현대산업개발은 1조152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046억원 늘었다.
  늘어난 현금을 민자사업에 투자해 장기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다.
  다만 GTX A노선을 파주로 연장하는 방안이 올 하반기에 고시될 시설사업 기본계획에 100% 반영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파주 연장선 방안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GTX A노선에 반영하는게 쉽지 않은 상태다.
  결과는 다음달에나 나올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GTX A노선인 킨텍스∼삼성 구간을 우선 고시한 뒤 파주 연장구간을 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청량리를 잇는 GTX B노선은 사업성 제고를 위해 남양주 마석까지 연장운행하는 방안을 재기획한 상태지만, 올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는 제외된 바 있다.
  금정∼의정부를 잇는 GTX C노선은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어 사업추진확정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 B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고, C노선은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는 중”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사업추진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GTX A노선을 파주까지 연장하는 방안 때문에 (GTX A노선 민자) 사업전체가 늦어지면 안 되는 상황이어서 우선 GTX A노선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