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십몇년전에 장을병 선생의 저서
" 한국의 민족주의"라는 책을 구입하여 탐독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상당수 해금되었지만 당시로써는 불온서적에 해당하는 약간 삐딱한
책들도 어렵사리 구해서 읽었더랬지요.
근대 이것 저것 내가 사모은 각 분야를 섭렵한 잡동사니 책들이 꽤나 되었는데
간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더러는 친구들이 영원히 빌려가고 더러는 측간 휴지로
요긴하게 쓰였는지 아니면 음식찌끼 받침으로 쓰여져서 사라졌는지 주인을 잘못만나
비바람에 침식되어 바래어 없어졌는지.....
하여간 다들 어디로 갔는지 자칭 國寶라는 양주동 선생만 하더라도 육이오 피란길에도 오직
책만을 싸 짊어지고 가다가 기총소사에 넘어지자 에고~~ 국보가 죽는다~~라고 외쳤다더니..
하여간 유식한 사람들은 책을 소중히 보관한다던데...
제게는 한권도 안보이는걸 보니 결국 무식이 들통나고 역시나 저는 식자 축에는 낄수 없나
봅니다.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면 구한말 애국선열 가운데에는 물론 많은 존경 할 만한 분들이
계시지만 그 중에서도 국가와 민족에 대해 조건없는 순수 애국심을 일생을 통하여
보여준 분은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을 단연 꼽을수 있을거라고 적혀 있더군요.
사실 기미독립선언문 33인 민족공동대표의 이름을 문장 서두에 두려고 서로 다퉜다는 뒷얘기
까지 감안한다면 이분의 우국충정은 충무공 이순신장군에 못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선생께서는 모든일에 자신을 내세우지않고 종용히 뒤에서 일하며 오직 나라만을 생각하셨고
國家百年之大計也 가 敎育 에 있음을 일찌기 간파하시고 학당을 세워 일생을 통해 후진양성에
힘쓰시고 운영자금마련을 위해 손수 상회까지 설립해서 운영하셨다고 하죠..
그동안 세파에 물들어 살아오느라 죄다 잊어버렸지만 아직도 여전히 제 기억에 남는것은
그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국가관이었습니다.
사실 중국이나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볼수 있는 것 처럼 다민족 국가라면 다소 복잡해 집니다만..
동일한 역사와 혈연을 나눈 단일민족으로써의 우리에게 애국애족이란 말은
일견 민족주의와 상통하는 정서일수 있으며 너무나 우문일지 모릅니다.
또한 나라사랑이라든가 애국애족이라면 너무나 커다란 구호같아서 우리같은 백성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 차라리 사치스럽고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어차피 세상이 좁아지고 지구상 모든 인류의 삶이 밀접히 얽혀져가는 현대에 있어서..
그리고 이번 미국의 테러사건에서 보듯이 전쟁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21세기에 있어서..
이세상 모든 국가와 인종이 공유 할수 있는 애국애족이란 무엇일까요? 라는 의문을 품을수
있겠지요.
거기에 그 명쾌한 해답이 있더군요. 한마디로 압축하여..
네 이웃을 사랑하라. 였습니다.
이는 또한 크리스천인 그가 믿었던 하나님의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토록 마음에 닿았던 이 한마디가 요며칠간 미국의 항공기 자살테러사건을 보면서
다시한번 마음속에 새로이 다가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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