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곰말 대웅이 할머니의 근심은 날로 더해갔어요.

근심으로 먹어도 살로 가지 않고 마셔도 피로 가지 않았어요.

근심이란 *대웅이 영감님의 병이 오래가고 차도가 없어서였습니다.

겉으로는 말짱한데 누워만 있고 도시 일어 설 기미가 없었습니다.

영감님이 아직은 그럴 나이가 아닌 데 일어나질 못하니 대웅이

할머니는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었답니다.

왕진 오는 윗도랑 *가재의원도 아무리 보아도 다 나은 것 같은 데

하는 말과 함께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입맛에 맞는 게 있다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구해 정성으로 요리해

바치면 그런 영감님이었지만 남기는 법 없이 다 먹어치우고는 했습니다.

큰곰말 대웅이 영감님이 다쳐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더라

아니 곧 죽게 되겠다더라 는 소문이 숲속 마을마다 퍼져

온갖 동물들이 문병을 왔습니다.

문병 오는 동물들은 빈손으로 오지않았습니다.

먹을 것 마실 것을 가지고 영감님을 찾았습니다.

제가 살짝 얘기하는 데요.

실은 대웅이 영감님은 가재의원 말처럼 벌써 나아 있었어요.

근데 왜 누워만 있냐고요?

맛있는 거 먹을 수 있고 누워있자니 등 따뜻하고 일하지 않아도

돼 세상 편했거든요.

영감님사랑 지극한 할머니가 지극정성 병수발하고

찾아오는 동물들마다 좋은 것 들고 오니 영감님은 일어나기가

싫었든 것입니다.

​

대웅이 영감님이 왜 다쳤냐고요?

여기에는 사연이 있답니다.

우리마을에 *장화영이란 촛자 사냥꾼이 있는데요.

장화영이는 어떻하면 촛자 면하고 큰 사냥꾼이 될

수 있을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여지껏 멧돼지 한 마리 잡아보지 못한 이 화영이는

곰을 잡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 내가 곰만 잡게 된다면 근동은 말할 것도 없고

온 나라안에 내 이름이 소문나겠지?

이런 같잖은 결심을 한 화영이는 곰 잡는 걸 실행에 옮겼습니다.

내가 어쩌다 들려 준 엉뚱한 곰 잡는 방법이었는 데요.

녀석이 그걸 그대로 믿고 받아드렸지 뭐예요.

방법이란 그리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곰이 자주다니는 길 높은 나뭇가지에 튼실한 줄을 길게 늘어 뜨리고

그 줄 끝에 수박만 한 큰 돌을 곰 머리 높이로 매달아 놓는 것이랍니다.

몇 날 며칠 산속을 헤멘 끝에 화영이는 곰이 다니는

길을 발견했습니다.

좋아라 하며 그 길에 내가 얘기한 웃기는 방식대로 정성껏 설치했습니다.

기대에 찬 화영이는 곰 잡는 꿈까지 꾸며 3일이 멀다하고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한 달 반을 왕래했지만 곰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곰이 월동에 들어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지친 화영이는 시한(時寒)되어 땅 얼고 눈 덮이자 산에 가지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