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동이 어린 아들 하나를 슬하에 두고

노쇠한 모친을 모시고 살아가는 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효성이 지극했다.

입에 달고 맛난 것 생기면 먼저 노모의 입에 넣어 드리고

겨울에 다숩고 여름에 시원한 입성이 생기면

언제나 노모의 몸에 입혀드렸다.

부부의 효심을 시험하려 했을까?

어쩌다가 노모가 병석에 들었다.

있는 약 없는 약 다 구해다 구완을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나아지기는 커녕 병세는 점점 중해져갔다.

부부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만약 노모만 완쾌시킬 수만 있다면 피라도 뽑아 마시우게 하고

살이라도 베어 삼키게 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 가지고 있는 부부에게 같은 날 밤 꿈에 신령이 나타났다.

신령은 노모의 병은 백약이 무효며 다만 늦동이 아들만이 약으로

아들을 솥에 넣고 푹 고아 노모에게 먹이면 낫게 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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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 잠에서 깬 부부,

더 잠들지 못하고 아침이 되도록 고민하다 아들을 삶아

노모에게 먹이자고 뜻을 합하였다.

여느때처럼 아들을 서당에 보내고 부부는 준비를 시작했다.

마당 한편에 큰 가마솥을 걸고 충분히 물을 부었다.

함께 장작도 두어 짐 쌓아 놓았다.

이같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아들이

서당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아들을 기다리는 동안 부부의 가슴은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

미어지고 찢어지고 터질 것 같았다.

그런 심정을 노모를 낫게 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참고 억눌렀다.

이윽고 아들이 서당에서 돌아와 사립문을 들어섰다.

마당에 이르른 아들을 아비는 두 눈 감고 덥석 안았다.

그리고 지체하지 않고 이미 불을 피워 물이 펄펄 끊고 있는

솥 안에 넣고 솥뚜껑을 닫았다.

두 부부의 눈에서는 터진 봇물만큼이나 눈물이 흘러나왔다.

삶기를 얼마,

눈물로 앞이 보이지 않는 부부의 귀에 엄마를

부르는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놀라 소매로 눈물을 훔친 부부의 눈에

아들이 생글거리는 얼굴로 다시 엄마를

부르며 마당 가운데로 걸어오는 것이었다.

부부는 기절할 뻔했다.

놀라움은 바로기쁨으로 바뀌었다.

앞서 솥에 넣은 아들은 동자삼이었든 것이다.

신령이 부부를 시험하려 동자삼을

아들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했든 것이다.

동자삼을 먹은 노모는 바로 병석에서 일어났다.

아들은 노모가 부부몰래 한 모금씩 먹인 동자삼 삶은 물을

먹인 탓인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