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춘삼월,꽃피는 계절오면

숲속나라 동물들은 한자리에

모여 화합한마당 축제를 벌였다.

가까운 곳에 사는 동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거리 먼

상평댕이와 *호티에 사는 동물들도 찾아와 자리를 차지했다.

오는 데 하룻길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삼 일 때로는 닷새를 걸어야 도착하게 되는 동물들도 있었다.

축제장을 찾는 동물들은 암수노소가 없었다.

오는 길에 만나게 된 동물들은 남부여대 무리지어 축제장에 들어섰다.

축제는 3일을 두고 이어졌다.

첫날은 음식장만하여 참석한 동물들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마시는 잔치로 시작되었다.

끓이고 삶고 찌고 지지고 볶고 무치고 버무리고 데치고 구운 갖가지

음식을 산더미 만큼이나 장만하여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었다.

잔치에 이어 남어지 이틀은 운동경기를 갖었다.

경기의 종목이 다양했다.

동물들의 운동경기라서 특이했다.

이 산 꼭대기에서 저 산 꼭대기까지 달려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

솔방울을 누가 더 멀리 던지느냐,

넓은 도랑물 건너뛰기,

높은나무 빨리 오르기,

나뭇가지에 매달려 오래 버티기,

크고 무거운 바윗돌 들기,

원 안에서 어깨 맞대고 힘으로 상대편 밀어내기, 등

동물들의 신체특성에 따르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이 중에 기상천외한 종목 하나가 있었다.

코로 땅 갈아엎으며 앞으로 나아가기란 경기였다.

이 경기가 채택된 건 순전히 멧돼지에 으해서였다.

멧돼지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끝까지 우기고 억지를 부렸기 때문이다.

모든 경기에 만년 꼴치를 면치 못하든 멧돼지가 궁리해 낸 경기로

자신 아니면 어떤 동물도 이 경기에 도전하지 못하리란

심산으로 그랬든 것이다.

멧돼지의 예상은 적중했다.

멧돼지는 이 경기가 채택된 당년은 물론 매년 일등을 했다.

사실 다른 동물들은 코를 가지고 땅을 일군다는 건 엄두도 못냈다.

​

경기종목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종목은 달리기였다.

달리기는 맨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경기로 이 경기에서

우승하는 동물에게는 특별한 상이 주어졌다.

상이란 *내안(川內)의 너른 들을 다음 축제일까지

마음 놓고 점용할 권한을 허락하는 것이었다.

달리기라면 누가 뭐라해도 노루였다.

그렇다.

쭉 벋은 몸매에 긴 다리의 노루는 오래도록 달리기에서 일등을 했다.

그런 노루가 일등을 놓치게 된 건 뿔 때문이었다.

정수리에 뿔이 나 점차 자라게 되자 달리는 데 장애가 되었다.

일상에서도 그렇지만 나뭇가지와 갖가지 넝쿨에 걸려

도시 달릴 수 없었다.

나중에는 등 수 안에도 들지 못하게 되었다.

노루에 이어 우승동물로 떠오른 게 토끼였다.

작고 귀엽기까지 한 토끼의 몸 어디에서 그런 속도가 나는지

바람보다 더 구름보다 더 빨리 달렸다.

올해도 토끼는 당당하게 우승하여 작년처럼 천내강 안 쪽 내안들에 들어갔다.

내안들 푸른 초원에서 풀을 뜯으며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살고 있다.

토끼는 숲속나라의 벌써부터 유명동물이 되어 있었다.

갖가지 행사에 초대되고 내빈석에 앉았을 뿐만아니라 특별식까지 대접받고는 했다.

토기의 작고 아담한 몸집은 어느 자리에서 건 동물들의 호감을 샀다.

큰 귀와 동그란 눈은 부러움의 대상으로까지 되었다.

이런 토끼였지만 거만하지 않고 매무새를 단정히 했다.

먹는 자리에서도 천하게 보이지 않으려 입안에서 오물오물 갈아

삼키고 물론 배터지게 많이 먹지 않았다.

이처럼 모든 동물들이 하나같이 토끼를 좋은 눈으로 바라보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