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되어,

한 숨 잘 잔 대웅이 영감님은 큰 하품과 함께 기지개 켜고

겨울잠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영감님은 한 동안 집밖으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따스한 봄기운이 집안까지 가득하고 금싸라기 햇살은

나무 사이에 부서져 내리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앉았다 섯다를 열 번 팔 올려 내려를 스므 번으로 준비운동을 한

영감님은 집밖으로 나왔어요.

좀 멀리, 여기서 멀다고는 하지만 한창 활동할 계절로 보면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겨울잠에서 깬 좀 흐리멍텅한 정신으로

멀리 걸었습니다.

영감님에게 뭔가 머리에 툭 걸렸습니다.

"어라, 뭐 이런 게 있어"

속으로 생각하며 살짝 밀어제꼈습니다.

근데 그게 처음보다 강하게 머리에 부딪혀왔습니다.

기분이 나빠진 대웅이 영감님은 그걸 힘주어 밀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쎄게 달려와 영감님 머리를 때렸습니다.

밀면 되돌아 와 머리를 때리는 일이 반복되자 영감님은

불같이 화가 났습니다.

영감님은 죽기살기로 그것(화영이가 매단 돌)과 결투를 벌였습니다.

끝내 영감님은 혼절을 하고 말았습니다.

어둘녘에야 겨우 정신이 돌아와 기다시피 하여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

*상평댕이에 사는 다람쥐가 겨우내 아껴 두었든 굴밤을 가지고

대웅이 영감님댁으로 병문안을 왔습니다.

병문안에 어쩌다 아들 꼬마다람이도 동행을 했는데요.

꼬마다람이가 자세히 보니 대웅이영감님은 분명 꾀병이었습니다.

문안을 마치고 대문밖으로 나와 여느 때처럼

눈물 찔금거리며 배웅하는 할머니께 꼬마다람이가 말했습니다.

"할머니, 제가 영감님 일으켜 세우고 뛸 수 있게 해드릴까요?"

당돌한 이 말에 할머니는 처음에 헛소리로 들렸지만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마음으로 말했습니다.

"그래 주었으면 얼마나 좋겠니 제발 그렇게 좀 해다오"

"그럼 제가 하는 대로만 지켜 봐 주세요."

꼬마다람이는 집에 돌아와 먼저 꿀을 한 단지 준비했습니다.

좋은 꿀 찾다 보니 *꿀순이아지매네 꿀을 거금 오만원을 들여 구했습니다.

다음으로 마을 뒷동산기슭에 있는 대나무밭에서 회초리로 알맞은 굵기의

대나무뿌리를 구해 시간을 두고 다듬었습니다.

꿀단지와 대나무뿌리 회초리를 가지고 다 된 저녁녘,

큰곰말 동물들이 일터에서 돌아와 저녁밥 먹을 즈음에

꼬마다람이는 대웅이 영감님 집을 찾아갔습니다.

영감님은 누워있었습니다.

영감님은 누워서 생각했습니다.

"이 꼬마녀석이 뭐 좋은 걸 가져왔을까?"

꼬마다람이는 가져 간 꿀단지를 선반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선반위에 올려 놓고 맛을 보여주지 않은 채

자꾸 이런저런 허튼소리만 했습니다.

대웅이영감님은 꼬마다람이가 가져온 게 뭔지 몹씨 궁굼했습니다.

"애야, 네가 가져 온 선반의 저 단지속에 든 게 무언고?"

"아 그것이요, 꿀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