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습니다.
날은 점점 추어지고 몸은 자꾸만 옴츠러듭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추위 때문이지만, 계절로 보면 대설이 지난 후 이만한 기온에 추위를 느낀다면 깊어가는 겨울을 어이 지낼지 두렵기조차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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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녀석들
허구한 날 말뚝에 묶여 먼 산만 바라보더니 이제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실의에 빠진 듯 말뚝 주위를 맴돌고 왼 종일 맥없이 방랑길을 더듬고 있습니다.
살아있어
튼튼한 두 다리가 있고 현대문명 속에서 특별한 제약이 없는 한 마음 것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 중에서 녀석들과 인연을 맺은 또 한사람이 깊은 생각에 빠져 넋 나간 사람처럼 물끄러미 녀석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람이라 하더라도
묶여 있는 너를 가엽게 바라보는 나도 날개를 달고 푸른 하늘을 날고 드넓은 광야를 질주하여도 좋을 가슴하나 간직할 뿐인 것을 네가 어이 알랴마는 지금 이 순간 너를 바라봤던 충만했던 그 마음이 슬프게도 점점 가벼워진다.
그래야지
배고픈 것 보담 배부른 것이 헐 낫지만 채워지지 않으면 차츰 비어간다는 것을 배고픈 뒤에 느낀다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겠지만 바보스런 경험으로 또 다른 세계가 보인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지.
오늘만 해도 그렇지.
측은지심으로 너희들을 코란도 짐칸에 실을 때만 해도 그저 산행한다는 벅찬 가슴으로 기쁨이 눈에 역역해 보이는 줄로만 알았지 왜 그렇게 너희들의 가슴이 그렇게 뛰었는지 나는 들을 수 없었단다. 정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왜 심장이 그렇게 뛰었는지 정말 몰랐습니다.
쭈그리(썰개(숫3년생) 딱부리(뒷개 숫2년생 ) 복그(뒷개 숫2년생)
복순(뒷개 암2년생 모두 쭈그리 자식이며 동배)
녀석들은 모르더라.
부모도 형제도 모르더라. 한 집에서 같은 밥 먹고 갈이 살아가면서도 모르더라. 조금씩 성장하며 주인에게는 커가는 기쁨을 이따금씩 안겨줘도 자라면 자랄수록 서로가 냉정해지더라.
제일 먼저 쭈그리를 밧줄고리에 채워 받침대에 고정시켜서 싣고, 다음에 복그를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고정시키고, 까칠한 딱부리만 반생으로 고정된 고리에 채웠고 복순이는 풀어서 태웠는데 문제는 복순이가 탔을 때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
대화도 애무도 없이 숫컷 세 녀석이 복순이 아랫배를 향하여 모두가 머리를 쳐 박고 혀를 날름거리기 시작합니다. 흘깃 쳐다보니 발정이 온 것도 아닌데 놈들이 하는 행동이 평소와 조금은 달랐지만 크게 문제 삼을 만한 일이 아니었기에 출발 하였습니다.
녀석들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보통은 내 목소리만 들어도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멈춥니다만, 이건 좀 아니다 싶어 화물칸을 한손으로 두드려도 멈추지 않습니다.
주차하려고 백미러를 보니
주차할 마땅한 장소도 없고 차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 왔습니다.
가까스로 주차를 해서 화물칸을 열고 보니 까칠한 딱부리를 애비 쭈그리와 보그가 함께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때려도 싸움은 끝나지 않고
그렇다고 도로 한 복판에 녀석들을 풀어 놓은 수도 없고 정말 화도 치밀고
어쩔 수가 없어 머리는 점점 공황상태로 빠져듭니다.
급브레이크도 밟아보고 핸들을 좌우로 심하게 꺾어도 보고
조바심 끝에 산 아래 공터에 차를 세우고 문을 열어보니 딱부리가 축 늘어져 매달려 있습니다.
산행을 접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부자지간에 놈들이 또 싸우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이놈들이 이렇게 싸울까 나를 배반하고 천륜을 거역하고
아침에 상처 난 녀석들을 돌아봅니다.
그렇게 두들겨 맞고 물어 거들 난 얼굴을 하고 다시 또 겉만 번지레한
복종을 한답시고 꼬리마저 흔들어 댑니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해도 할 수 없습니다.
복순이가 꼬리를 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 이 녀석 같습니다.
꼬리를 들어 이유를 물어 보니
그 놈의 빨간 물이 딱부리의 눈물처럼 글썽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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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그러니까 개들이라 하지요 사람 못된것 개눔이라 허지요 사실은 개만도 못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