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빅쿠란 남자 수도승을 일컫고 여자 수도승은 빅쿠니라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출가하여 불교에 귀의한 그들,

빅쿠건 빅쿠니건 끊임 없이 수도에 정진한다.

*세존 재세시(在世時) 에 500빅쿠가 있었다.

이들 많은 빅쿠 가운데 두 젊은 빅쿠가 한 방에 기거하며

수도에 전념하고 있었다.

한데 이중 한 빅쿠가 심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었다.

고통이란 게 한 여성을 향한 그리움이었다.

젊은 빅쿠는 낮밤 없이 떠오르는 그 여인의 모습을

마음에서 지울 수 없었든 것이다.

수도에 정진하려는 그에겐 그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되었다.

함께 생활하는 다른 한 비쿠가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이 사실을 세존께 고했다.

세존께서는 여인 때문에 괴로워하는 젊은 비쿠를 조용히 불렀다.

세존 앞에 선 젊은 비쿠의 모습은 몹시 수척해 있었다.

그런 비쿠에게 세존께서는 그가 그리워하는 여인을 법력으로 불러왔다.

젊은 나이의 여인은 갓핀 꽃인양 아름다웠다.

세존께서 말했다.

“네 진정 이 여자를 사랑하느냐?”

젊은 비쿠는 고개를 숙이며 그렇다 말했다.

이에 세존은 법력으로 여자를 30년 뒤의 모습으로 보여주었다.

여자는 초로의 여인으로 얼굴에는 주름이 지고 약간 구부러진 허리에

배가 나와 있었다.

“네가 이 여자를 사랑한다는 말이지?”

묻는 세존께 젊은 비쿠는 시간을 두고 여자를 바라보다

작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세존은 30년 더 지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자는 늙고 병들어 산송장처럼 볼품이 없었다.

어찌나 형편없이 변했는지 꿈에 나타날까 두려울 정도의 그런 모습이었다.

“아직 이 여자를 사랑한다는 말이냐?”

너무 추한 여자의 모습에 드러나지 않은 진저리를 친 젊은 비쿠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 말이 없는고, 분명 이 여자가 네가 그토록 사모하든 여자일진대

지금은 사랑이 사그러졌단 말이냐?”

입을 열지 못하는 젊은 비쿠에게 세존은 여자의 30년 더 된 뒤의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건 한줌의 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