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주차된 차량 등에 엽총을 난사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대학 중퇴후 사는 게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기현정 기자 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11시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갑자기 총성이 울렸습니다.

서울 남창동의 한 모텔에 투숙하고 있던 30살 어 모씨가 엽총을 난사한 것입니다.

어 씨는 길가에 주차돼 있던 승합차에 4발, 모텔 앞 화단에 4발, 모두 8발을 쐈지만 산탄총알이어서 실제로는 30발 이상이 발사됐습니다.

<인터뷰> 피해 승합차 주인 : "무슨 일이 있나 싶었죠. 황당하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그런 일이 있을지 상상도 안 해 봤구요."

대학교를 중퇴한 뒤 막노동과 식당일을 전전한 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사회의 관심이라도 끌어보기 위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 어 모씨 (총기 사용자) : "그냥 갑갑해서 그랬어요. 쏠 때는 겁나더라구요. 그런데 관두기도 뭐하고 그래서 그러다가 나중에 던져버렸어요. 겁나서."

어 씨가 사용한 엽총은 지난 6월 경기도 안산의 한 총포사에서 구입한 것으로 어 씨는 어제 낮에도 수렵을 나간다면서 인근 경찰서에 맡겨뒀던 총을 넘겨받은 뒤 일몰 후에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어 씨에 대해 총포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