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인 2014년 12월14일 오후 3시 경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옆 마을 산기슭,
운동이나 시키고 지형을 관찰해서 다음 주 공략하려는 마음으로 개 두 마리를 풀었다.
두살배기 동갑인 흰돌이와 호돌이는 이제 막 물이 오른 녀석들이라 힘차게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수색을 나간다.
추적기 200m 지점에서 짖는 소리가 나는 듯 하더니 300...400 막 빠지기 시작한다.
빙달을 타고 함께 진행하는데 초행길 때문인지 나이 탓이지 따라가기가 어렵구나.
추적기를 보고 한참을 따라가다 보니 산 대등으로 올라선다,
접근했다 싶으면 또 거리가 벌어지고...그러기를 수 차례.
날은 저물기 시작하고 눈발마져 날리는데 약간의 불안감이 업습해 온다.
300m 저편 가파른 절벽 쪽에서 날카롭게 짖어대는 녀석들.....
잠시 판단이 필요했다.
캄캄해 지는데....돌격?
내딛는 발이 미끄러져 2m 아래로 넘어지고 나니 전의가 상실돼 버린다.
그래. 이 정도에서 끝내자....
휘슬을 불어대며 철수를 명령했지만
녀석들은 한 자리에서 계속 짖어댈 뿐
내 쪽으로 오질 않는다.
...
단독 하산.
멧돼지 보다 중요한 게 상황판단에 의한 안전 아니냐.
조심스럽게 차량으로 내려오는데도 어둠과 험한 산길로 인해 애를 많이 먹었다.
그리고는 새벽두 시까지
차 안에서 기다려 봤지만 감감 무소식.
아까 그 산, 대 등 저편이 현장이었기에 추적기도 4.37km 지점에서 물음표만 뜬다.
출근 후 다시 오기로 마음먹고 일단 집으로 철수해야 했다.
꿈속에서도 녀석들이 가물가물,,,,,,,,
다음 날
대충 일을 정리하고 다시 처음 차를 세웠던 곳으로 가봤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사냥꾼들이 그날따라 많이 들어오고 있었다.
만나는 분들마다 상황과 개의 모습을 얘기하며 부탁을 했다.
이런 때 같은 수렵인들이라 그런지 함께 걱정들을 해주었다.
네 시간을 주변 마을을 돌며 찾고 기다려 봐도 소득이 없다.
라디오에서는 영서지방 대설주의보 발령.
하는 수 없이 다시 철수를 해야했다.
원주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는데 음식이 넘어가지를 않는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아까 부탁했던 홍천 포수님.
지금 오크밸리 스키장에서 개가 돌아다니니 빨리 가보란다. 고마운 분.
회차해서 스키장에 도착하니 인산인해....
육안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리프트를 타고 정점으로 올라갔다.
무릇 모든 스키장이 그렇듯
분위기 고조를 위해 스피커의 음량을 최대의 상태로 음악을 틀어놓고 있다.
이러니 개들이 주인의 휘슬소리를 들을 수 없었겠지...
더구나 마침 내린 눈이 복귀를 위한 발자욱 흔적까지 모두 덮어버렸으니......
원주에서 춘천으로 오는 길.
춘천 휴게소 부근부터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겨우 집에 도착해서 조용히 생각해 봤다.
누구 잘못인가.
위험 무릎쓴 채 어둠을 뚫고 접근했어야 했단 말인가.......
그러기엔 나는 나이가 많이 들어 있었다.
다시 아침.
뜨락에 눈이 많이 쌓였다.
오지인 그곳도 많은 눈이 내렸겠지.
오늘은 힘들겠구나.
내일 쯤 다시 찾으러 가야겠다.
얼마나 배가 고플까.......
세상은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다.
보고싶다. 녀석들.......
獨我望雪山 홀로 눈덮힌 산을 본다
無風亦無人 바람도 없고 사람 또한 없다
易歸不敢願 쉽게 오리라고는 생각 못한다만
此日勝常時 오늘은 다른 때보다 더 보고싶구나
(내 품을 떠난 앞 쪽 흰색의 흰돌이와 그 옆 호피무니의 호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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