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가을  벌초기간이었는데  부지불식간에  이놈들이 달려드는통에  죽을뻔 했습니다.
그곳은  어느분의  산소에서 5미터도 안떨어진 바로곁이라  한마리에 매미만한 덩치의 거대한 땅벌 장수말벌집을 그대로 둘 경우 사람이 다칠 우려가 컸습니다.  하여  그 죄를 물어  다시금 방문하여 녀석들을 고이 모신김에 버리기가 아까워  술에 담궈 액침으로 길이 보존해 두었습니다
내용인즉,  웽 하는 소리가 귓전을 때리자마자  생명의 위험을 감지하고  혼비백산  전속력으로 아래쪽을 향해  도망친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산아래 포장길에  거의 다다랐다 싶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힘을 모아  잡목이 우거진 풀숲을 뛰어넘으며  힘껏 점프했는데 아뿔싸 !!  지금쯤이면 발이 땅바닥에 닿아도 한참  닿아야 할 시간이건만,    이런 된장~  땅에 닿기는 커녕 여전히 계속해서 내려가는통에  스릴을 즐기면서 잠시잠깐 공중에 머무는 즐거운 시간을 가지긴했는데.   그 결과는 ???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개구리가 땅바닥에 패대기쳐지듯  길가 농로 시멘트 홈통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옆구리를  보기좋게 들이받아  아주 아주 편한 자세로 그야말로 쫙 뻗어버린것, ㅎ
다음순간 몸이 찢어질듯 엄습해오는 극심한 고통과 혼미한 정신속에서도 혹시 뒤쫓아 올지도모를  악독한 녀석들을 생각하면 고통을 음미하며 마냥 땅바닥에 그대로 뻗어 있을수도 없는일,
이를 악물고 곧장 다시 일어나  길아래쪽으로 이백여미터를  내달려 녀석들이 없는걸 확인하고나서 그제서야  뜀박질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
고얀일을 겪은 후  불행인지 다행인지 충격에도 불구하고 말라빠진 뱃가죽 절반이 시퍼렇게 멍이든것 외에는 뼈가 부러진데도없고 상처도  그리 크지않아 배에 손수 부황 뜨기를 여러차례 반복하고  어느정도 몸을 추스리고나서  생각해보니 녀석들이 괘씸하기 짝이없는터,  어차피 인생은 고통이라는 신념하에 혼미해진 정신을 맑게하고자 그다음날도 고통을 참으며 산에 돌아다니긴 했는데 아랫배에 힘을주면 전기가 찌릿. ^.^
나를 대신하여 녀석들을 체포하는 일을 함께 해 준 후배가 기념으로 술을 담가 갖다주며 하는말이
이건 귀한거니  아무도 주지말고 이불속에서 하루에 한잔씩 혼자서 먹으라고하네요.  흐음  ~
캐내고보니 자그마치 무게 12킬로짜리로  십년에 한번 볼까 말까하는 거대한 장수말벌 땅벌집이라네요
고생을 하긴했지만 듣자니  장수말벌 노봉주라  이게 산삼주를 능가할만큼 그다지도 좋은 술이라니. 
그렇담 눈물을 머금고 후배말마따나 꼭꼭 감춰두고 혼자 먹어야지.
다먹고나서 얼굴이 백설동자 마냥  뽀시시 뽀얗게 예뻐지면  그때가서 다시한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분들 모두 모두 좋은주말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