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 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지역에 출몰하는 고라니와멧돼지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지만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주민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조수 보호 및 수렵에 관한 법률(조수법)에 따르면 유해.수렵조수인 고라니와 멧돼지는 총기나 올무, 덧 등으로 포획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군 작전과 민간인 보호, 총소리에 의한 우발적 사고 예방 등을 위한 `민북지역 민사활동 규정'을 통해 현지 주민의 총기소지를 금지하고있어 조수법의 적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환경부는 총기사용이 어려울 경우 올무나 덧을 멧돼지와 고라니가 다니는 길목에 설치하면 피해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합참은 주민들이 올무나 덧을설치하기 위해 산에 들어갔다가 지뢰를 밟을 경우 농작물 피해가 인명피해로 이어질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막고 있다.
더욱이 합참의 `민통선 출입 내규'는 수렵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파주시는 주민들이 유해조수 포획허가를 요청해도 관할지역 군부대와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 허가를 내주지 못하고 있다.
31년째 민통선내 통일촌에 거주하고 있는 백운달 이장은 "고라니는 지천에 널려있고 3∼4마리씩 떼지어 다니는 멧돼지도 많다"며 "군데군데에서 피해가 발생하는이때에 개체량을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 이장은 또 "예전에는 올무나 덧으로 고라니와 멧돼지를 잡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금지돼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농민들이 재배중인 곡물을 정부가 사들여 야생동물 먹이로 하는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제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호조수를 대상으로 한 생물다양성 관리계약제도가 유해조수인 멧돼지와 고라니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여서 민통선내 주민들의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ks@yna.co.kr
연합뉴스 2003-08-07 0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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